▲ 국제 유가 추이1월 첫째 주 국제유가는 주요 산유국 변수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이 누그러진 가운데, 글로벌 경기 둔화 신호가 맞물리며 전반적인 약세 흐름을 보였다. 공급 차질 우려는 완화됐지만 수요 회복 기대가 약해지면서 전 유종의 유가가 하락세를 시현했다.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센터(PISC)가 발표한 ‘1월 1주 주간 국제유가 동향’에 따르면, 대서양 유종인 브렌트유는 전주 대비 배럴당 0.26달러 하락한 61.1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0.39달러 떨어지며 57.3달러로 집계됐다.
중동산 원유 역시 일제히 하락했다. 두바이유는 전주보다 2.66달러 내린 배럴당 58.57달러를 기록했으며, 오만유도 2.50달러 하락한 58.49달러에 거래됐다.
부문별로 보면, 수급 측면에서는 베네수엘라 관련 불확실성 완화가 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주말 미국의 베네수엘라 대통령 구금 소식으로 국제유가는 주초 상승했으나, 이후 미국의 베네수엘라산 원유 금수 조치 해제 방침이 전해지며 하락 전환했다. 시장에서는 정치적 충격에도 불구하고 실제 석유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공급 우려가 빠르게 완화됐다.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산 석유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고 원유 유통과 판매 수익을 미국이 직접 관리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베네수엘라 제재 원유 3,000만~5,000만 배럴을 미국으로 도입해 국제 시장에서 판매할 계획이라고 언급했으며, 7일에는 판매 수익을 미국이 관리하고 향후 18개월 내 미국 기업이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 복구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기업 PDVSA도 합법성과 투명성, 상호 이익을 기준으로 미국과 원유 판매를 협상 중이라고 전하며 제도권 내 거래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Atlantic Council 등 주요 싱크탱크들은 장기간의 투자 부족과 설비 노후화로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며, 단기간 내 생산량을 크게 늘리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이번 조치는 단기적인 공급 확대보다는 중장기적인 공급 안정 기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국제유가는 초기 상승분을 반납하고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지정학 부문에서는 미국과 중동을 둘러싼 긴장이 국제유가의 추가 하락을 제한했다. 미국이 7일 러시아 국적 유조선 ‘마리네라호’를 나포하면서 러시아산 원유 운송에 대한 제재 집행이 강화됐고, 이에 따라 글로벌 원유 공급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조치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중재 과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에서는 이란 화폐 가치 급락으로 촉발된 시위가 확산되며 사회 불안이 커졌고, 이는 원유 생산과 수출 차질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계심을 자극했다. 산유국 이란의 내부 불안이 현실화될 경우 공급 감소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이라크 정부가 미국의 러시아 제재로 인한 운영 차질 우려를 이유로 West Qurna-2 유전의 국유화를 승인하면서 공급 불확실성이 추가됐다. 해당 유전은 전 세계 석유 공급의 약 0.5%를 차지하는 주요 생산지로, 운영 주체 변경 과정에서 단기적인 생산 차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처럼 러시아 제재 강화와 중동 정세 불안이 맞물리며 공급 리스크가 재부각됐고, 그 결과 국제유가는 전반적인 하락 압력 속에서도 낙폭이 제한되는 흐름을 보였다.
국제 금융 부문에서는 미국의 고용 지표 부진으로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됐다. 고용 시장의 약화 조짐이 확인되며 글로벌 수요 전망에 대한 경계심이 커졌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국의 11월 구인 건수는 714만6천 건으로 전월과 시장 예상치를 모두 하회하며 2024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기업들의 채용 수요가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됐다. 미국 경기 약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교역과 원자재 수요 전반에 하방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