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출처: 2025년 12월 Global Monthly EV and Battery Monthly Tracker, SNE리서치)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이 2025년 1~11월 기준 685만 대를 돌파하며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유럽을 중심으로 한 수요 회복과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신차·플랫폼 전략이 맞물린 결과로, 향후 자율주행·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성장 국면으로의 전환 가능성을 시사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1~11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이 약 685만3천 대로 전년동기대비 26.4% 증가했다.
비중국 전기차 시장은 완만한 정책 후퇴와 지역별 수요 편차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유럽과 아시아 일부 신흥 시장이 성장을 견인하며 글로벌 전기차 수요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그룹별로 보면 폭스바겐 그룹이 전년동기대비 60.3% 증가한 113만3천 대를 판매하며 비중국 시장 1위에 올랐다. 유럽을 중심으로 ID.4, ID.7, 스코다 ENYAQ 등 MEB 플랫폼 기반 주력 모델의 판매가 확대됐고, A6 e-트론, Q6 e-트론, 마칸 4 일렉트릭 등 PPE 플랫폼 적용 신차가 본격 판매되며 성장세를 가속화했다. 대중 브랜드부터 프리미엄·스포츠카까지 아우르는 공통 플랫폼 전략이 비중국 시장 경쟁력 강화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테슬라는 전년동기대비 8.3% 감소한 92만7천 대를 인도하며 2위로 한 계단 내려왔다. 주력 모델인 모델 Y와 모델 3 판매가 각각 4.8%, 7.5% 감소했고, 모델 S와 모델 X는 고급 세그먼트 내 경쟁 심화와 가격 경쟁력 약화로 두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했다. 사이버트럭은 제한적인 물량 내에서 시장 존재감을 유지했으나 전체 실적 하락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전년동기대비 12.5% 증가한 56만6천 대를 판매하며 3위를 유지했다. BEV 부문에서는 아이오닉 5와 EV3가 실적을 견인했고, 캐스퍼(인스터) EV, EV5, 크레타 일렉트릭 등 전략형 소형 모델이 주요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반면 EV6, EV9, 코나 일렉트릭 등 기존 주력 모델은 성장 탄력이 둔화됐다. PHEV는 총 9만6천 대가 인도되며 SUV 중심 모델은 견조했으나 일부 차종은 하락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유럽이 전년동기대비 32.8% 증가한 374만5천 대로 전체 시장의 54.6%를 차지했다. 다만 최근 유럽 시장의 회복은 정책 주도의 급격한 확산보다는 규제 조정 국면 속 제한적 성장에 가깝다는 평가다. 내연기관 퇴출 시점 조정과 규제 완화 논의가 이어지며, 폭스바겐·메르세데스-벤츠·BMW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전동화 전략의 속도 조절과 재검토에 나서고 있다.
북미 시장은 165만1천 대로 전년대비 0.3% 증가하는 데 그치며 사실상 정체 국면에 진입했다. IRA 기반 세액공제 종료를 앞둔 선수요 이후 가격 민감도가 높은 중저가 세그먼트를 중심으로 수요 둔화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은 하이브리드와 EREV 중심 전략을 강화하며 파워트레인 믹스 조정에 나서는 모습이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은 54.8% 증가한 109만1천 대로 글로벌 점유율 15.9%를 기록했다. 인도는 내수 중심 보급형 전기차 확산과 현지 업체 주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태국과 인도네시아는 소비 시장을 넘어 생산·수출 거점으로서의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 동남아 주요국은 현지 조립과 산업 육성을 강조하는 정책 기조를 뚜렷이 하고 있다.
중동·남미·오세아니아 등 기타 지역은 36만6천 대로 45.8% 성장했으나, 충전 인프라 부족과 높은 차량 가격이 여전히 확산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SNE 리서치는 최근 전동화 정책 조정이 전기차 시장의 중장기 성장성을 훼손하는 구조적 요인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테슬라를 중심으로 완전 자율주행(FSD) 기술 고도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전기차의 가치 제안이 친환경 이동 수단을 넘어 소프트웨어 기반 이동 서비스 플랫폼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향후 자율주행 기술이 가격 경쟁력을 갖춘 대중형 전기차로 확산될 경우, 정책 의존도가 낮은 새로운 수요 사이클이 형성되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 동력이 다시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