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커프(혈압 측정 밴드) 없이 초음파를 활용해 혈관 직경 변화를 실시간 감지해 연속으로 비침습 혈압 측정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 및 스마트 의료 모니터링 플랫폼의 핵심 기술로 활용될 전망이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류석현)은 허신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닉스연구센터 이병철 박사팀과 공동으로 저온 솔더 공정을 적용한 PMN-PT 단결정 기반 피부 부착형 초음파 혈압 센서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센서는 고성능 압전 특성을 갖는 PMN-PT(Lead Magnesium Niobate–Lead Titanate) 단결정을 1-3 복합 구조로 설계하고, 듀얼 사이드 SnBi(주석-비스무트) 저온 솔더링 공정을 적용한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150℃ 이하의 저온에서도 전극 접합이 가능해 기존 납계 압전소자에서 문제가 됐던 열 분극 손실을 근본적으로 해결했다. 고온 공정 없이도 높은 신호 대 잡음비(SNR)와 접합 신뢰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에서 공정 기술적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5×4 배열 구조의 초음파 트랜스듀서 어레이(UTA)를 유연한 폴리이미드(PI) 기판 위에 집적했다. 센서에서 발생한 초음파는 피부를 투과해 혈관 벽에서 반사되며, 이 에코 신호를 분석해 혈관 직경 변화를 정밀하게 측정한다. 심장의 수축·이완에 따라 달라지는 혈관 직경 변화를 혈압으로 환산하는 방식으로, 커프 없이도 연속 혈압 측정이 가능하다.
설계 단계에서는 COMSOL 멀티피직스 기반 다중물리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초음파 빔의 투과 및 반사 특성을 최적화했다. 또한 파릴렌C 봉지층을 적용해 피부 밀착성과 생체 적합성을 높였으며, 전체 두께 0.5mm 이하, 무게 1g 미만으로 장시간 착용에도 부담이 적다. 딱딱한 PZT 기반 기존 초음파 센서 대비 착용성과 유연성이 크게 개선됐다.
기술적 성능 검증을 위해 연구팀은 인공피부 기반 혈관 모사체(Vascular Phantom) 실험을 수행했다. 그 결과 수축기 혈압은 ±4mmHg, 이완기 혈압은 ±2.3mmHg 이내의 오차를 기록해 임상 허용 기준인 AAMI(±5mmHg)를 충족했다. 비침습 초음파 혈압 센서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의 정확도라는 평가다.
기존 광학식 커프리스 혈압 측정 기술이 피부색, 움직임, 조명 등 외부 환경에 민감하고 표층 혈관만 측정할 수 있었던 반면, 이번 초음파 기반 기술은 피부 심층부 혈관의 실제 직경 변화를 직접 측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단순화된 구조로도 높은 SNR을 유지해 향후 대량 생산과 상용화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허신 책임연구원은 “인체 부착형 초음파 센서를 통해 커프 없이 연속 혈압 측정이 가능함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며 “향후 AI 기반 혈압 분석 기술과 결합해 개인 맞춤형 심혈관 질환 예측 및 스마트 헬스케어 플랫폼의 핵심 요소 기술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부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서비스로봇용 다중감각 센서 개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Microsystem & Nanoengineering에 2026년 1월 게재됐다.